착한공지

이 텍스트에서 가장 값진 부분은 안타까운 존재
숙지형 2025-05-09
성범죄전문변호사 죽음'으로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 이인구, 이태성, 김미숙씨의 사연이다. 풍경으로 따지면 매일 봐왔던 풍경을 서글픈 존재의 죽음 이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어제도 오늘도 매번 보아온 익숙한 풍경이지만 성범죄변호사 어느 한 사건으로 이제는 예전처럼 동일하게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 그 계기가 바로 아들의, 동료의 죽음이다. 시인 김수영은 이런 경험을 아마도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풍경을 사는 것은 더 좋다('장마 풍경')"고 표현했을지 모른다. 미술가 강요배는 "'예술은 사회에 꼭 기여해야 한다'라든가 이런 것보다도, 오히려 자기 혼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확인하고, 그걸 제대로 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풍경의 깊이')"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자신과 연결된 상황과 맥락을 깊이 탐구하는 과정만으로도 사회의 본질을 투명하게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멀리 있는 것에서 진리를 찾거나 어떤 사태나 사건을 응시하기보다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아픔과 직면하는 과정에서 진정성 있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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