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급등기 '이재명의 침묵' : 주담대에 쏠리는 눈
곽두원
2025-07-04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뛰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9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1.04%)은 2008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일주일 만에 강남구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거다.
현대해상 태아보험 사은품
상승세가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은 4개월 전인 2025년 2월이다. 이를 기점으로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주 대비 0.20% 이상 오르는 상황이 12주 동안 이어졌다. 새 정부가 이렇다 할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 전부터 이미 급등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부동산 상승세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는 맞닿아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가격 상승의 전조는 올 2월과 3월에 나타났다. 서울시가 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ㆍ용산구에 걸려 있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2월과 토지거래허가제가 풀렸던 3월 한달간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급등했다.
현대해상 태아보험 특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지거래허가제마저 힘을 쓰지 못했다. 서울시는 6월 초 강남구 대치동ㆍ청담동ㆍ압구정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에 있는 14개 아파트 단지에 적용하던 토지거래허가제를 연장했다. 그런데도 강남구ㆍ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멈추지 않고 올랐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토지거래허가제는 거래를 완전히 막는 게 아니다. '실거주 수요'만 남겨두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토허제를 적용한 강남구 아파트의 가격이 과열됐다는 건 '실수요' 자체가 넘쳤다는 방증이다. 부동산 업계의 관계자는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올랐다는 건 시장 자체가 과열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강남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거다. 2025년 2월 셋째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이 0.38%를 기록했을 때 용산구(0.20%)도 비슷하게 뛰었다. 2주 후엔 양천구(0.26%), 거기서 한주 더 흐르자 영등포구(0.30%)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급등 대열에 합류했다. 같은 시기 용산구(0.36%), 성동구(0.30%), 마포구(0.28%), 종로구(0.22%)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폭도 늘었다.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상황도 더 심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새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하는 신규 코픽스(Cost of Funds IndexㆍCOFIX) 금리(2.63%)는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하폭이 전달(-0.14%포인트) 대비 절반 수준(-0.07%포인트)으로 줄긴했지만 코픽스 하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픽스 금리는 높을 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낮을 때 올라간다. 3년 전인 2022년 6월 코픽스 금리는 2.38%, 7월 2.90%, 8월 2.96%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2022년 9월에는 3.40%로 3%대를 넘었고 2023년 1월이 될 때까지 3%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급락세를 이어갔고 하락세는 2023년 8월이 돼서야 멈췄다.
코픽스 금리가 부담스러울 때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단 거다. 지금처럼 코픽스 금리가 낮을 땐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이 넘칠 수밖에 없다. 새 정부로선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는 세금과 규제, 윤석열 정부는 주택 공급으로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막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재명 정부는 아직까지 방향성조차 내비치지 않고 있다.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 땐 '공공주택 공급'을 강조했지만, 21대 대선 기간엔 부동산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