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 키스 속에 담긴 비밀
첸기아
2025-09-18
서울웨딩박람회 키스'는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주제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오귀스트 로댕의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19세기 이탈리아 낭만주의 화가 프란체스코 하예즈(Francesco Hayez)의 '일바초(Il Bacio)' 역시 깊은 인상을 주는 걸작으로 꼽힌다. '일바초'는 이탈리아어로 '키스'를 뜻한다. 하예즈는 이 주제로 네 가지 버전(유화 세 점, 수채화 한 점)을 남겼는데,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첫 번째 버전은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서로 포옹하며 열정적으로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의 극적인 순간을 포착해 강렬한 시각적 임팩트를 선사한다. 남성의 역동적인 자세와 여성의 우아한 곡선이 만들어내는 조화, 그리고 두 인물을 감싸는 부드러운 빛의 효과는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화가는 의도적으로 두 사람의 얼굴을 반쯤 가려 개별적 인물보다 키스라는 행위 자체에 시선을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빨간 스타킹에 갈색 망토를 걸친 청년은 애정 어린 손길로 연인의 얼굴을 감싸며 입을 맞추고, 푸른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몸을 살짝 젖히며 연인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애틋하게 그를 끌어안는다.